
많은 사람이 오가는 청량리역 환승정류장..
버스 헤드라이트에 비치는 여성의 각선미를 보여주는 그림자가 맘에 들어 무작정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를 조작한다..
버스를 기다리는척 정면을 보고 있지만 손과 머리속은 부산해진다..
렌즈캡 열고 검지로는 재빨리 전원을 켜고 AF-s 28-70의 최대개방인 2.8 로 다이얼을 돌린다.
그러는 동안 머리속에서는 주 피사체인 두 여인을 어떻게 배치할지, 어떤 그림자가 좋을지,
상상속의 프레임 안에서 주변부를 크롭해 나간다. 그에 맞춰 몸도 오른쪽으로 반보 이동..
그와 거의 동시에 렌즈의 줌링을 조작한다. 1.5 크롭바디이니깐 28미리도 약간 알딸딸 할꺼야..
28미리 방향으로 바짝 돌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발짝 더 뒤로 물러난다.
측광 셀렉터도 멀티측광인지 한번 더 확인한다. 오케이~!
이제 남은건 주변의 호기심 어린 시선과 의심스런 시선을 즐기며 셔터를 누르는 일 뿐..
고민? 없다... 장사 하루이틀하나..
포커스는 어디다 맞출까? 올커니.. 오른쪽 여인의 힐쪽에 그림자 지는 부분의 컨트라스트가 확실하군..
자~ 왼팔은 서서쏴~ 오른손으로는 너무 급하지 않게,
그러나 피사체가 도망갈 만큼 느리지는 않게 왼손위에 파지..
반셔터를 살짝 눌러 본다. OK,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운데 사각형에 빨갛게 불이 들어온다.
됐어.. 힐의 그림자 지는 부분으로 중앙 포커스 영역 이동!
반셔터, 약간 상단으로 이동해서 그림자 길게..
왔어! 샷!
여기까지 5초가 않걸림..
그러고는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주머니에서 담배 한대를 꺼내 문다..
이제는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뷰파인더라는 면죄부를 통해 즐기는 일상의 소소한 관음증..
세로그립 일체형 바디인 D1 과 72mm의 대구경을 가지는 28-70에 눈에 확 띄는 꽃무늬 후드..
여기에 쏟아지는 시선 따위는 익숙해져 있다.. 별 감흥 없다고 해야 할까나?
난 몸매가 훌륭하지 않으니 벗지는 못한다. 대신 이런걸로 쏟아지는 시선을 즐기는
나름 노출증 욕구에 대한 대체제라고나 할까?
사창가 직업 여성의 애무처럼 별 느낌 없어졌다..
어쩌면 좀 더 강한 시선을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뭐.. 변태라고 말할 사람들도 있겠다..
뭐.. 어쩔수 없다..
뭐.. 그냥 난 이렇다구..